[서울 = 강단 콘텐츠팀] 2026년 하반기 채용 시장에서 ‘AI 도구 활용 능력’이 직종을 불문한 핵심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다. 취업 정보 플랫폼 잡코리아가 국내 주요 기업 인사담당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하반기 채용 계획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8.2%가 하반기 채용에서 ‘AI 도구 활용 능력’을 필수 또는 우대 역량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 대비 1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특히 단순 보유 스펙보다 ‘학습 민첩성(Learning Agility)‘을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인사담당자들이 신입 채용 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역량을 묻는 문항에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능력’이 34.7%로 1위를 차지했다. 전통적인 1위였던 ‘전공 지식 및 관련 직무 경력’은 21.3%로 2위로 밀렸다.

AI 역량 요구는 기술·IT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마케팅·홍보 분야 채용에서 AI 역량을 요구한 비율이 71%, 경영지원·인사 분야에서 64%, 영업·영업지원 분야에서도 55%에 달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 데이터 분석, 업무 자동화 역량이 거의 모든 직군에서 기본 소양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인력개발팀 황상준 팀장은 “AI 도구가 워드프로세서나 이메일처럼 모든 사무직 업무의 기본 인프라가 됐다”면서 “AI를 업무에 자연스럽게 녹여 쓸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생산성 격차가 뚜렷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채용 기준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라고 밝혔다.

반면 고스펙 중심 채용 관행은 퇴조하는 신호가 감지됐다. 채용 시 출신 학교를 중요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는 응답은 28.4%로 전년 대비 7%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포트폴리오·직무 성과물을 중요 기준으로 삼는다는 응답은 61.3%로 크게 늘었다. 학위보다 실제 무엇을 해냈느냐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는 신호다.

이 추세는 경력직 채용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됐다. 경력직 채용 기준으로 ‘현재 보유 역량’보다 ‘향후 역량 개발 가능성’을 더 중시한다는 응답이 42%로 나타났다.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몇 년 전의 경력보다 지금 배우고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인사 실무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취업 준비생들의 전략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사교육 업체들에 따르면 AI 활용 자격증·수료증 취득 목적의 강의 등록 건수가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127% 폭증했다. AI 관련 온라인 강의 플랫폼의 이용자 수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특히 취업 준비생과 직장인의 비중이 각각 38%, 4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커리어 컨설턴트 박나연 씨는 “지금 취업 시장에서 AI 포트폴리오가 없으면 서류에서부터 걸리는 상황이 됐다”면서 “ChatGPT를 단순 사용하는 것을 넘어, 내 업무에 어떻게 적용해서 어떤 성과를 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경쟁력이 생긴다”고 조언했다.

고용노동부는 하반기 채용 시장 변화에 대응해 국민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한 AI 직무 훈련 지원 한도를 20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취업 연계형 AI 부트캠프 과정을 전국 20개 고용센터에서 추가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