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강단 콘텐츠팀] 보건복지부의 ‘걷기 처방전’ 시범사업이 전국 250개 보건소로 확대 시행된 첫 주 동안 10만 명이 넘는 시민이 신청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11일 “지난 5일 사업 확대 시행 이후 7일 만에 신청자 수가 10만 2천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신청자의 71%가 60세 이상 시니어로, 노년층을 중심으로 운동 처방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걷기 처방전’ 사업은 의사가 약을 처방하듯 운동 전문가가 개인별 맞춤 걷기 처방을 내리는 제도다. 참가자는 보건소를 방문해 건강 상태를 측정받고, 운동처방사 또는 보건교육사로부터 1대 1 맞춤 걷기 플랜을 받는다. 처방에는 하루 권장 걸음 수, 걷기 강도, 보행 패턴 교정법, 모니터링 주기 등이 포함된다.

사업의 과학적 근거는 탄탄하다. 서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연구팀이 2024년 발표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하루 7천~8천 보를 꾸준히 걷는 60대 이상 시니어는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32% 낮았고, 2형 당뇨병 발병률도 27% 감소했다. 인지 기능 저하 예방 효과도 함께 확인됐다.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류지현 과장은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에서 약물 치료 못지않게 신체 활동이 핵심 요소임이 여러 연구로 증명됐다”면서 “걷기는 별도 장비 없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접근성 높은 운동으로, 처방 체계를 통해 올바르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업의 특징 중 하나는 스마트 워치와 연동되는 디지털 관리 시스템이다. 참가자가 스마트 워치나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으면 걷기 데이터가 보건소 시스템과 자동 연동되며, 담당 운동처방사가 1주일에 한 번 원격으로 진도를 확인하고 처방을 조정한다. 디지털 기기가 없는 참가자를 위해서는 종이 일지와 보건소 방문 체크인 방식도 병행 운영된다.

경기도 수원에서 참가한 67세 이정순 씨는 “무릎이 좋지 않아 운동을 무작정 시작하기 겁났는데, 처방전을 받으니 이 정도는 해도 된다는 확신이 생겼다”며 “첫 2주 만에 혈당 수치가 좋아졌다는 소식을 의사에게 들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재활의학과 전문의들은 이 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처방 질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한재활의학회 한도경 이사는 “걷기도 잘못된 방법으로 하면 무릎·고관절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운동처방사의 자격 기준 강화와 보건소별 처방 품질 표준화가 병행되어야 사업의 효과를 온전히 거둘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말까지 사업 참가 보건소를 350개로 늘리고, 2027년에는 전국 보건소 전면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걷기 처방전 데이터를 국가 건강 빅데이터와 연계해 시니어 만성질환 예방 정책 수립에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