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7년까지 AI 교육 500만 명 수강, 강사 3,000명 양성이라는 목표를 공식 발표했다. 지자체마다 관련 프로그램 개설 공문이 내려가고, 예산이 편성되며, 신규 자격 과정이 설계되고 있다. 숫자는 인상적이다. 그러나 나는 이 모든 논의에서 정작 핵심 질문 하나가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 “가르치는 사람은 준비되어 있는가?”

전국 복지관과 평생학습관에서 이미 수많은 ‘AI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하지만 그 강의실 안을 들여다보면 걱정스러운 장면이 반복된다. ChatGPT 화면을 띄워 놓고 정해진 예시 문장 몇 가지를 따라 입력하게 한 뒤, “자, 이게 AI입니다”로 마무리하는 수업이다. 강사 자신이 AI를 매일 쓰는 사람이 아닌 경우, 수강생의 돌발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진다. 교재에 없는 질문이 나오면 “다음 시간에 알아보겠습니다”로 넘어간다. 이것이 지금 많은 교육 현장의 현실이다.

더 큰 문제는 강사의 AI 활용 역량을 평가하거나 기준으로 삼는 체계가 없다는 점이다. 강의 경력, 평생교육사 자격증, 발표 능력은 검증된다. 그러나 강사 스스로가 AI 도구를 얼마나 실제로, 매일, 자기 업무에 활용하는지는 묻지 않는다. 수강생에게 “ChatGPT로 일상을 바꿔 보세요”라고 말하는 강사가 정작 수업 자료를 6년 전 파워포인트 파일로 그대로 쓰고 있다면, 그 말은 어떤 무게를 가질 수 있겠는가.

해법은 복잡하지 않다. 강사가 먼저, 직접, 지속적으로 AI를 써야 한다. 수업 계획서를 ChatGPT로 초안 작성해 보고, 학습자 맞춤 예시를 생성형 AI로 만들어 보고, 실제 업무 흐름에 AI를 넣어 본 경험이 있는 강사와 그렇지 않은 강사의 수업은 시작부터 다르다. 수강생이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졌을 때, 직접 경험이 있는 강사는 함께 탐색하는 방식으로 응할 수 있다. 경험이 없는 강사는 그 순간 교실의 신뢰를 잃는다.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 정부가 새롭게 신설하는 ‘AI 생활교육 강사’ 자격 과정에 실제 활용 역량 평가를 의무화해야 한다. 이론 시험과 강의 시연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원자가 지난 3개월간 AI 도구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그 결과물은 무엇인지를 포트폴리오로 제출하게 하는 방식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지식을 아는지가 아니라, 실제로 쓰는지를 봐야 한다.

AI 교육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는 평가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그 교육을 누가, 어떤 깊이로 전달하느냐가 성패를 결정한다. 500만 명에게 AI를 가르치기 전에, 그 앞에 설 강사 3,000명이 먼저 AI를 제대로 배우고 써야 한다. 순서가 맞아야 결과도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