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강단 콘텐츠팀] 65세 이상 고령 구직자들의 재취업 시장에서 AI 도구 활용 능력이 채용 여부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올해 1분기 재취업에 성공한 65세 이상 구직자 580명을 분석한 결과, AI 관련 교육을 이수한 집단의 취업률은 이수하지 않은 집단보다 2.1배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고용지원팀 정상욱 팀장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고령 구직자에게 AI 역량을 요구하는 사업체는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단순 행정·서비스직에서도 챗봇 운영, 문서 자동화 도구 활용, AI 일정 관리 경험 여부를 묻는 곳이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AI 활용 능력이 없으면 이력서 단계에서 걸러지는 현실이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이화진 씨(68)는 30년 경력의 경리 전문가지만 최근 구직 과정에서 AI 역량 부족의 벽을 경험했다. “면접까지 갔는데 ‘AI 회계 보조 도구를 써본 적 있느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제 경력이 다 있는데도 그 한 가지 때문에 안 됐어요.” 그는 이후 구청 운영 AI 교육 과정에 등록해 현재 기초 교육을 받고 있다.
AI 교육 이후 성공적으로 재취업한 사례도 늘고 있다. 올해 67세가 된 최동국 씨는 퇴직 후 2년 가까이 구직에 실패하다가 시니어 AI 활용 집중 과정을 수료한 뒤 중소 유통업체의 고객 서비스팀에 취업했다. “AI 챗봇으로 기본 고객 응대를 처리하고, 복잡한 민원만 사람이 다루는 방식인데 제가 그 역할을 맡게 됐다”고 그는 말했다. “나이 때문에 안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배우니까 기회가 생기더라”는 말이 그의 소감이었다.
기업들의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한 중견 제조업체 인사담당자는 “나이보다 지금 도구를 배울 의지가 있느냐를 보게 된다”며 “AI 교육을 스스로 찾아서 받은 고령 구직자는 오히려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고령층 AI 역량 지원을 위해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교육부가 협력하는 ‘시니어 AI 취업 역량 패키지’ 프로그램을 올해 3분기 중 시범 출범할 예정이다. 대상은 55세 이상 구직자로, AI 도구 기초 교육과 직무 연계 실습, 채용 연계까지 패키지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이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단순 교육에 그치지 않고 교육 내용이 실제 취업 시장의 요구와 직결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기업 현장에서 실제로 쓰는 AI 도구를 중심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직무 특화 교육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