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강단 콘텐츠팀] 대기업을 나와 강사로 전업하는 일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안정된 연봉을 포기하고 불확실한 수입을 감수해야 하는 도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3년 전 그 선택을 했고, 지금은 월 평균 1,200만 원의 강의료를 버는 디지털 마케팅 전문 강사가 된 김민준 씨(38)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 씨는 국내 대형 소비재 기업의 마케팅팀에서 10년을 근무했다. 퇴사를 결심한 계기는 뜻밖에도 사내 신입사원 교육이었다. “팀장 대리로 신입들한테 디지털 마케팅 기초를 가르치게 됐는데, 처음으로 제 일이 즐거웠어요. ‘나 이거 잘하는구나’라는 걸 그때 처음 느꼈죠.”

그는 퇴사 전 6개월 동안 주말마다 강사 활동을 병행했다. 지인 소개로 작은 스타트업 워크숍을 맡아 3시간 강의를 했고, 그게 첫 강의료 15만 원이었다. “솔직히 돈이 문제가 아니었어요. 끝나고 수강생들이 ‘도움이 됐다’고 할 때 느낌이 회사 생활 10년 동안 못 느꼈던 거였거든요.”

퇴사 후 처음 두 달은 혹독했다. 수입이 없어 저축을 헐었고, 지인에게 강의를 부탁해달라는 연락을 돌리는 것이 창피하게 느껴졌다. “그때가 제일 힘들었어요. 강의 잘하는 사람이 무수히 많은데 내가 왜 나섰나 싶었죠.” 전환점은 세 달 차에 찾아왔다. 그가 수업을 올린 온라인 강의 플랫폼에서 수강생이 3명에서 한 달 만에 40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김 씨는 초기 수강생 확보의 비결로 ‘진짜 실무 사례’를 꼽는다. “이론서에 나오는 예시가 아니라 내가 회사에서 직접 쓴 캠페인, 실패한 광고 사례를 그대로 갖다 썼어요. 수강생들이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얘기’라고 반응이 달랐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수강생이 처음으로 취업 소식을 전해왔을 때다. “취업 준비 중이던 분이 제 강의 수료 후 마케팅 스타트업에 입사했다고 메시지를 보내왔어요. 그게 지금도 제가 강의하는 이유예요. 제 지식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는 전업을 꿈꾸는 직장인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퇴사 전에 반드시 최소 6개월치 생활비를 모아두세요. 그리고 지금 당장 부업으로 시작해서 시장이 나를 원하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그는 “전업 강사는 열정만으로는 안 된다. 사업 마인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김 씨는 온라인 플랫폼 강의 외에도 기업 출강, 부트캠프 정규 과정 담당, 자체 유료 커뮤니티 운영 등으로 수입을 다각화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첫 단독 교재 출판도 계획 중이다. “강사는 한 회사에 묶이지 않아요. 내가 만드는 콘텐츠가 곧 자산이 되는 일이에요.”